5. 붕소 B
Boron
천연으로 산출되는 붕소가 아라비아에서 bouraq (희다)고 불리운데서 유래 |
원자번호가 작은 원소로서는 비교적 친숙성이 없는 원소이다. 그러나 눈을 씻는데 사용하는 붕산수(오르토붕산 H₃BO₃ 을 물에 녹인 것)라면 누구나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약산성(弱酸性)이지만 약한 살균 작용이 있으므로 소독에 잘 쓰인다.
최근에는 유리가 잘 깨어지지 않게 되었다. 비이커나 플라스크 등을 지나치게 가열하거나 갑자기 식히거나 하여 깨뜨린 경험을 한 사람이 있겠지만 최근의 경질( 硬質 )유리에서는 그런 일이 없어졌다. 붕소의 덕택인 것이다. 보통의 소오다 석회유리에 10~20% 쯤의 붕산을 가하면 화학 약품에도 침범되기 어렵고 전기 절연성도 증대한다. 또 열 팽창률이 내려가므로 온도의 변화에도 강해진다. 이것이 경질 유리로서 "붕규산 유리"라 불린다.
유리란 무엇일까? 알고 있는 듯하면서도 의외로 알기 힘들다. 사전을 펼쳐보면 "비결정( 非結晶 ) 고체로, 용융( 溶融 )에 의해 얻어진 것" 따위로 씌어 있으나 아무래도 우리가 알고있는 유리와는 결부가 잘 안된다.
결정의 구조를 X선 등을 써서 살펴보면 원자가 어떤 일정한 규칙을 쫓아서 주기적으로 배열되어 있는 것을 안다. 보통 고체를 가열하여 녹여서 다시 식혀 가면 결정이 만들어진다. 그런데 어떤 종류의 물질에서는 결정이 되지 않은 채로 굳어져 버리는 일이 있다. 이런 상태에서는 분자가 매우 "불규칙하게" 배열돼 있는 셈인데 무정형( 無定形 )이니 비결정질( 非結晶質 )이니 말하고 있다. 이 것이 유리이다.
쉽게 말해서 유리는 말하자면 액체가 그대로 굳쳐진 것, 좀 어렵게 말하면 과냉각( 過冷却 )의 상태이다. 즉 결정의 응고점을 지났는데도 아직 액체로서 존재하고 그 상태가 고정화되어 버린 것이다. 그러므로 어떤 자극으로 언젠가는 결정화할지도 모를 불안정성을 가졌다고 도 할 수 있다. 타임 캡슐(time capsule) 에 유리 제품의 기념품을 넣어 둔다면 수천년 후의 미래인이 전혀 다른 것을 발견하게 될는지도 모른다(?).
유리는 천연으로도 있다. 용암이 갑자기 식었을 때에 과냉각이 된 암석은 유리가 되는 셈인데 흑요암( 黑曜岩 : obsidian)이 대표적인 것이다. 천연 유리는 석기시대부터 칼 따위로 사용되고 있었고 기원 전 7,000년 무렵의 이집트에서는 이미 인조유리가 등장했다. 한구에서는 4세기에서 6세기경의 고분에서 유리 구슬 등이 출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