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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2월호
품질경영 - Creativity
사람들은 아이디어가 연결되는 것을 벤치마킹, 모방, 맥락, 유추 등의 이름으로 말한다. 그중에서도 ‘모방’을 주목해야 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접하게 되면 모방해 보는 것이 좋다. 따라하는 것이다. 모방을 하는 것에도 기술이 있다면, 같은 개념을 생각하며 따라 하는 개념적 모방이 효과적이고, 하나를 모방하기보다는 동시에 몇 가지를 모방하는 것이 좋다.
불을 붙이면 정확하게 한 시간 동안 타는 밧줄이 있다. 그런데 이 밧줄이 일정하게 타지 않고, 어떤 부분에서는 빨리 타고 어떤 부분에서는 천천히 탄다. 이런 밧줄 2개를 이용해 45분을 측정할 수 있을까?
문제가 너무 황당하게 들릴 수 있지만, 일단 문제를 단순화시켜서 밧줄 하나로 30분을 측정하는 방법을 생각해보자. 어떻게 하면 지금 주어진 밧줄로 30분을 측정할 수 있을까? 불을 붙이면 정확하게 한 시간, 즉 60분을 타기 때문에 밧줄을 반 잘라서 태우면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의 조건에서 밧줄이 일정하게 타는 것은 아니라고 했으니 반을 잘라서 불을 붙인다고 그것이 30분 동안 탄다는 보장은 없다.
가령, <그림 1>과 같이 A라는 구간에서 50분 동안 타고 나머지 부분에서 10분 동안 타서 60분 동안 탄다면 반을 잘라서 불을 붙인다고 30분 동안 타는 것은 아닌 것이다.
밧줄 하나로 30분을 측정하는 방법은 <그림 2>처럼 밧줄의 양쪽에 불을 붙이는 것이다. 밧줄이 일정하게 타는 것이 아니어도 아무튼 한 시간 동안 모두 타는 것이니까, 양쪽에서 불을 붙이면 정확하게 30분 동안 탄다고 볼 수 있다. 밧줄 하나로 30분을 측정할 수 있었다면, 이 아이디어를 가지고 우리는 처음 문제인 밧줄 2개로 45분을 측정할 수 있다.
일단 <그림 3>과 같이 3곳에 불을 동시에 붙인다. 양쪽에 불을 붙인 밧줄이 모두 탔다면 30분이 지난 것으로, 바로 이때 한쪽에만 불을 붙인 밧줄의 나머지 한쪽에 불을 붙인다. 그럼 30분 동안 탈 것이 15분 동안 다 탈 것이고, 이렇게 하면 45분을 측정할 수 있다.
아마 이런 종류의 문제를 많이 접해보지 않았다면, 이런 방법이 쉽게 떠오르진 않았을 것 이다. 그런데 하나의 밧줄로 30분을 측정하는 방법을 알았다면, 밧줄 2개로 45분을 측정하는 문제는 쉽게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이 두 문제는 서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30분을 측정하는 방법과 같은 맥락으로 45분을 측정하는 문제를 푸는 것이다. 이런 연결을 모방, 유추 등의 단어로 이야기할 수도 있다. 이렇게 생각을 연결하는 것이 창의성의 핵심이다. 창의성은 새로운 것을 만들기보다는 기존의 것을 새롭게 연결하는 것이다.
앙버터라는 빵이 있다. 앙버터는 빵 사이에 팥과 버터를 넣은 빵으로 매우 맛있어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빵인데, 이 앙버터가 우리에게 창의성을 아주 잘 알려주고 있다. 창의성은 아주 대단하고 특별한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팥과 버터처럼 평범하고 일상적인 것을 연결시켜서 새롭고 독특한 것을 만드는 것이다. 창의성에서는 연결이 매우 중요한 키워드이다.
아이디어는 연결된다
재미있는 것은 하나의 생각은 다른 아이디어들로 계속 연결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맥도날드에서는 자동차에서 주문하고 받아가는 방법으로 햄버거를 팔았는데, 같은 방법으로 스타벅스는 자동차에서 주문하고 받아가는 방법으로 커피를 팔고 있다. 일명 ‘드라이브 스루(Drive-through)’다. 2015년 광주 광산구에서는 민원업무를 보기 위해 방문하는 주민들의 증가로 주차공간이 부족한 어려움을 겪었는데. 당시 한 직원이 드라이브 스루 시스템을 도입해 민원서류를 발급하자는 아이디어를 냈다고 한다. 차 안에서 민원서류를 신청하고 발급받는 것이다. ‘차타GO 민원보GO’라는 이름으로 시행된 드라이브 스루 민원센터는 평소 15분에서 30분 정도 걸리던 업무가 3분에서 9분 정도로 단축되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 햄버거와 커피의 드라이브 스루가 민원업무에 연결된 것이다. 그런데 이 드라이브 스루는 코로나19 사태에 선별진료소로 연결되어 매우 큰 역할을 했다. 코로나19 검사를 위해서는 검사자가 다녀갈 때마다 감염의 위험 때문에 진료실을 소독해야 했다. 그래서 1인당 최대 1시간 이상의 검사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검사자가 차에 탑승한 채로 창문을 열고 문진과 발열 체크를 하는 방법으로 검사하고 채취하면 10분이 채 안 걸린다고 한다. 이렇게 아이디어는 연결되는 특징이 있다.
아이디어가 연결되는 것을 벤치마킹, 모방, 맥락, 유추 등의 이름으로 사람들은 말한다. 이런 몇 가지 용어 중 익숙하고 편한 것으로 활용하여 생각을 연결시키면 좋다. 필자는 모방이라는 단어가 편한데, 새로운 아이디어를 접하게 되면 모방할 생각을 해보는 것이 좋다. 따라하는 것이다. 모방을 하는 것에도 기술이 있다면, 모방은 표면적으로 그대로 모방하는 것보다는 개념적 모방이 효과적이다. 같은 개념을 생각하며 따라 하는 것이다. 또 한 가지 모방의 기술은 하나를 모방하기보다는 몇 가지를 동시에 모방하는 것이다.
“한 사람의 아이디어를 훔치면 표절이다. 그러나 여러 사람의 아이디어를 훔치면 작품이 된다” 예전에 박사과정 학생일 때, 출처도 모르고 너무 멋진 문장이어서 책상 앞에 붙여놓았던 글이다. 표절이나 모방으로 시작해도 좋다. 다만, 단순 모방이 아닌 개념적 모방이나 여러 가지를 동시에 모방하는 약간의 기술적 모방이 필요한 것이다.
모방과 창조는 반대편에 있으면서도 어쩌면 같은 것이다. 경계가 모호하고 잘 구별되지 않는다. 그래서 창조를 할 때에는 모방하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세상에 새로운 것은 없다.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통해 나의 아이디어를 만들면 된다. 모방과 창조의 경계는 아이디어를 어디에서 가져왔는지 제3자가 눈치 챌 수 있느냐, 없느냐라고 한다. 천재란 레퍼런스를 공개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하듯, 여러분도 창의적인 활동도 모방으로 시작해서 다양한 연결을 만들어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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